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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석제] 세계 최고의 단편 소설가


20세기가 저물어 가던 1990년대 후반의 어느날. 신문 서평난에 소개된 작가의 책을 한권 알게 되었고, 그 후로 몇 년 동안 나는 그의 열렬한 팬이 되었더랬다.

짧은 글에 흐르는 위트와 그러나 깊은 정서. 그것은 내게는 1990년대에 부활한 김유정이었다. 몇 권의 장편이 있었으나, 역시 그의 필력은 단편에서 빛을 발하였고, 그래서 오랜만에 나온 이 초미니 단편집 '번쩍 하는 황홀한 순간'이, 몹시 반가웠다. 감히 말하건대, 성석제는 내게, 세계 최고의 단편소설가이다.

그 가운데에서도 최고로 빞을 발하는 작품은 무엇일까?

나는 그의 초기 단편집인 <새가 되었네>와 <아빠 아빠 오 불쌍한 우리 아빠>를 주저없이 꼽는다. 특히 시에서 소설로 방향을 바꾼 뒤의 첫 단편집인 <새가 되었네>는 그 문장의 간결함과 함축미가 뛰어나, 위트를 잃어버리지 않으면서도 아름답기까지 하다. 이 가운데 내가 가장 사랑하는 단편은, '첫사랑.' 그건, 경험해본 사람이면 누구나 경험했을, 가슴 한켠이 아릿한 느낌을, 내 마음 나도 모르겠는 그 순간을, 너무나도 잘 포착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처럼 유명작가가 되기 전, 아직은 데뷔 초년생인 소설가였을 때, 인터넷이 그다지 발달하지도 않았던 그때, 나는 이 두 책을 읽고, 입에 침을 튀겨가며 주변에 자랑질을 하고 다녔다. 니들이 성석제를 알아? 하면서...

by cherry | 2008/07/19 15:07 | 글책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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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태풍9호 at 2009/10/09 17:49
아하! '번쩍 하는 황홀한 순간' 오늘 사무실 후배 직원한테 빌려 줬습니다.
정말 최고죠.
Commented by cherry at 2009/10/10 17:47
성석제 씨 팬이시군요~ 반갑습니다. 의외로 주변에 없더라구요. ^^
Commented by 태풍9호 at 2009/10/10 17:48
없나요? 제 주위엔 꽤 많아서요.
Commented by cherry at 2009/10/10 18:12
이제껏 살아오면서 태풍9호님 네번째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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