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잉연결시대(Overconnected: the promise and threat of the internet) (윌리엄 데이비도우, 2011).
인터넷을 통한 네트워크 사회는 인간 사회에 저주인가, 축복인가?
공학박사이자 인텔의 부사장 출신으로 스탠포드 경제정책연구소 이사이기도 한 윌리엄 데이비도우는 네트워크로 연결된 세상이 꼭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의문에서 출발해, 지나친 네트워크화, 즉 연결과잉(overconnectedness)이 가져온 재앙에 기까운 현상을 조목조목 짚어나간다. 즉, 인터넷을 통한 상호연결성의 강화가 초래한 지나친 상호의존성 때문에 오히려 위기 상황에 취약해지는 역설을 사례를 들어 설명하며 경고하면서, 극단적인 사건의 발생빈도와 그 여파를 줄임으로써 연결과잉의 영향을 피하는 나름의 방안을 제시하되, 철저히 정책적 시각에 입각하여 경제 및 사회 기관들의 구조개편을 촉구한다. 과잉연결과 상호연결성 증대가 가져온 재앙적 결과를 설명하기 위해 미국 시카고와 피츠버그 같은 거대 산업도시, 발리 섬의 흉년, 아이슬란드 재정위기,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같은 금융사고 같은 예를 제시한다.
필자의 논리를 이해하기 위한 핵심 첫번째 열쇳말은 '연결과잉overconnected.' 연결성의 정도에 따라 사회는 연결이전underconnected 상태(고립된 문명처럼 주변변화에 둔감하고 자체변화도 거의 없는 사회. 20세기 이전의 아이슬란드), 상호연결interconnected 상태(환경변화를 시스템이 따라잡을 수 있는 상태로 문화지체 현상이 거의 없음. 철도 등장 이전의 시카고), 고도연결highconnected 상태(연결성이 높고 모든 상황이 정상적으로 진행될 수 있는 임계지점. 고도연결은 성공과 밀접. 기업, 경제시스템, 정부기관이 변화를 주도. 문화지체현상 나타나나 시스템의 대처능력 존재. 20세기 후반 실리콘밸리, 20세기 초반의 시카고), 연결과잉 상태(각 주체들의 변화속도가 너무 빨라 주변환경이 변화속도에 대처 못하는 상태 또는 그 반대. 문화지체 현상 심각)으로 구분할 수 있다. 필자 판단에, 지금은 연결과잉 상태이다.
두번째 열쇳말은 '포지티브 피드백 루프(positive feedback loop).연결과잉으로 인해 사회, 경제기관들이 전혀 새로운 모습으로 변해가는 현상을 설명하는 용어이다. 예컨대 인터넷으로 인해 종이신문의 비즈니스 모델을 심각하게 고민해야할 상황에 이르렀다. 공학적 관점에서 '포지티브'라는 단어는 어떤 변화가 또 다른 변화를 강화 또는 추가함을 의미하는 것으로 그 결과가 항상 바람직한 것은 아니다. 즉, 포지티브 피드백은 환경에 균형을 회복해주는 게 아니라 변화를 강화하고 증폭시키며, 억제하기보다는 부채질한다. 반대로 네거티브는 부정적인 의미라기보다는 '안정성, 균형성'을 뜻한다. 예컨대 설정온도에 따라 항상성을 유지하려는 온도조절 장치는 대표적인 네거티브 피드백이다.
연결과잉 상태에서 헤아릴 수 없이 존재하는 포지티브 피드백으로 인해 그 변화는 매우 급속하기 때문에 결과 예측이 매우 어렵고, 따라서 시스템은 역설적이게도 지나친 상호연결성으로 인해 취약화 경로를 걸을 가능성이 매우 커진다. 즉, 긴밀한 상호연결관계로 대량의 포지티브 피드백이 형성되면, 시스템은 극단 상태에 이르러 고착화 현상을 일으키며 그 후에는 취약화가 진행된다. 한 곳의 구멍으로 시스템 전체가 파멸할 수도 있는 것 말이다. 지진으로 인한 일본의 원전사고와 그것이 미친 사회, 경제, 정치적 파장을 생각해 보라. 자동차는 이동성을 통해 여행할 자유와 교외 발달을 가져왔으나, 길어진 통근시간, 화석연로에 기대어야 하는 불안정한 제도, 공해 같은 부작용을 낳았다. 인터넷 역시 마찬가지라고 필자는 보고 있다.
사고accidents이론가 찰스 페로가 지적했듯, 복잡하고 긴밀하게 연결된 시스템은 100%의 안전을 보장하지 않는다. 페로는 문제가 발생했을 때 커다란 위험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는 복잡계는 구축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원자력발전소 건설에도 강력히 반대한바 있다.
이렇게 본다면 하나의 기술이 도입되는 것을 두고 기술결정론이니 사회구성론이니 따위로 논쟁하는 것은 소모적인 일이 될 것이다. 먼 옛날 인쇄술 도입으로 인한 혁명적 변화, 방송매체 등장으로 인한 또 다른 현상에서도 그러했듯 이제 세상은 인터넷이 주도하는 시대가 된 듯 보인다. 인터넷을 통한 연결성, 상호의존성, 네트워크성은 사람 간의 관계뿐 아니라 전통매체의 구현 및 소비 방식, 전통적 비즈니스의 작동 방식까지도 바꾸도 있으니까 말이다.
그렇다면 대안은 무엇인가? 연결과잉에 대처하는 자세로, 필자는 3가지를 제시한다. 첫째, 포지티브 피드백의 수위를 낮춤으로써, 포지티브 피드백이 유발하는 사고, 포지티브 피드백이 확산시키는 전염, 그 결과 빚어지는 의도치 못한 결과를 최소화해야 한다. 예컨대 은행, 투자회사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것. 둘째, 시스템을 더 견고하고 사고에 견딜 수 있게 설계해야 한다. 과세제도를 통제장치로 활용할 수 있다 셋째, 기존재하는 과잉연결성을 인지하고 기존의 경제, 사회 기관들을 좀더 효과적이고 적응적이 되도록 재편해야 한다. 예컨대 적절한 가격평가 장치를 활용하면 시스템 내의 포지티브 피드백 양을 줄일 수 있다. 대출을 부추기는 금융기관과 신용평가사에 대한 규제, 각종 외부효과에 대한 과금(이산화탄소 배출, 제3세계 노동착취 등) 등등.
혹자는 필자의 대안에 대해 김이 빠진다고도 하던데, 내 생각은 다르다. 적어도, 제도와 정책적인 관점에서 대안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후한 점수를 주고 싶다.
그런데, 이글루스, 이게 얼마만이야. ^^








최근 덧글